모 웹 2.0 기업의 서비스 컨셉을 컨설팅하면서
블로그...(블로그라해야할지, 라이프로그라 해야할지, 개인미디어라 해야할지.. 으음...여튼간에)... 서비스의 미래 혹은 새로운 비지니스 Seg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. 좀 더 정확하게는 사용자들의 새로운 needs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좀 더 맞는 얘기겠다.

사실 블로그를 만들어 몇개월간 쓰면서,
이 블로그가 내 인생, 내 관심사,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수단으로 정말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들었다. 내가 황혼의 나이가 되어서 다시 이 블로그를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? 정말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혹은 내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내 인생의 리얼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을까?

사실 어쨋거나 블로그 같은 문명의 이기 덕분에 한번 살다가는 소중한 인생의 단편을 조금이나마 손쉽게 그리고 안전하게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을 가졌다는 것은 정말이지 대단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.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제공되는 블로그 등의 서비스는 내가 100% 만족할만한 바로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깨닫게 되었다...

흐음, 나만 그런가?




이름을 남긴다고 했다.
사람이 한번 태어나면 명성을 떨치고 죽으라는 얘긴데, 이 말을 현대적으로 살짝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.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블로그라도 남기라고. ^^

요즘 라이프로그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데, 나도 사실 그 단어에 무척이나 혹하는 사람이다. 특히나 아이가 없을 때는 그런 생각 잘 안했는데, 아이가 생긴 다음에는 내 인생을 아이에게 어떻게 보여줄까, 아이에게 무엇을 남길까, 이런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.

채 1년도 안된, 아민이가 갓태어난 뒤 첫 와이프 생일 때 찍은, 동영상을 보면서 가슴 뭉클함을 느낄 때, 몽롱하고 희미한 추억이 아니라 손에 막 잡힐 듯한 추억을 다시 볼 수 있고 남길 수 있고,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으로 내게 다가왔다. 이런 데이터들, 다시 말해서 인생의 소중한 단편들을 모으고, 검색하고,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정말 정말 X 129383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.

물론 라이프로그는 아직 완전한 형태는 아니다. 그 목적이나 형태, 컨텐츠의 형식 등등 앞으로 많은 발전의 여지가 있다. 그 여지때문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고.. 

암튼간에 지금부터 부지런히 블로그를 만들어서 자신의 인생을 기록한다면 그 컨텐츠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다. 그 블로그를 자식에게 보여주고 물려준다고 생각해보면 - 자자 손손 블로그가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- 정말 뿌듯하지 않을까? 우리 아민이가 나중에 커서 우리 아빠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할 때 들춰볼수도 있고 혹은 아민이가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나,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수도 있다.

시간될 때 블로그 하나 만들어서 수년뒤 혹은 수십년 뒤 그 블로그를 다시 보고 있을 우리를 생각하면서 우리네 인생을 기록해 보자. 아 그때 절대로 한가지, 네이버같은 포탈이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는 이용하지 말자.

네 인생을 남의 공책에 기록할 필요는 없잖아 ㅡ 네 인생은 네꺼거든.

posted by jun